카드 연체 후기, 삼성카드 연체 한달 내용증명 받다

카드 연체 후기 제11 화

부제: 삼성카드 연체 한달 내용증명 받다

지난 이야기

삼성카드 결제대금 출금일은 매월 26일, 10월 26일은 토요일로 다음 영업일인 10월 28일 월요일 결제대금이 출금될 예정이었습니다. 월요일 당일 잔고 부족으로 결제금액이 미납되면서 연체가 시작됐고, 신용카드 연체 1일부터 카드 연체 4일까진 삼성카드 측으로부터 독촉문자만 받았습니다. 그러나 카드 연체 5일차부터 독촉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고, 카드연체 독촉전화를 계속 피하던 중 급기야 연체정보가 삼성카드 본사에서 연체관리지점으로 이관됩니다. 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담당자의 독촉 압박에 시달리던 중 다행히 수입이 늘면서 밀린 카드대금을 조금씩 상환하면서 독촉이 줄었는데, 수입이 다시 줄면서 상환을 못하자 채무관리 담당자는 집전화로 저희 부모님께 연락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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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연체 27일 후기

내가 계속 전화를 피하니까 채권관리 담당자도 포기한 것 같다. 한동안 독촉전화도 독촉문자도 오지 않았다. 11월 22일 금요일 아침, 운동을 마치고 건물에 들어서자 우편함에서 삼성카드 측으로부터 수신된 우편물 하나를 발견했다. 그 내용인 즉, 대금납입 독촉장(내용증명)이었다. 띄어쓰기 보면 환장한다...

○○○ 고객님. 항상 저희 삼성카드를 이용하여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고객님의 삼성카드 결제대금이 미납되어 여러 차례 안내해드렸으나, 현재까지 상환되지 않아 서면으로 통보하오니 연락 부탁 드립니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사료되오나 연체가 지속되시면,
기한이익 상실로 미도래금액을 포함한 전액이 청구될 수 있고, 연체정보 공유 및 연체장기화에 따른 법적절차가 진행될 수 있으니, 이점을 양지하시어 조속한 시일내 상환을 요청드립니다.
입금하실 금액 (2013년 11월 4일 기준) ○,○○○,○○○원 / ○○콜렉션지점 / 담당자: ○○○ / 연락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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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읽고 있는데 채권관리 담당자로부터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 한통을 수신했다.  

(삼성카드) 스탠다드차타드 ○○○-○○-○○○○○ 예금주:삼성카드 1,○○○,○○○원 담당:○○○

이날은 중고거래를 해서 드디어 카메라와 휴대폰을 처분했다. 그 돈으로 월세와 공과금을 냈다. 어쨌든 나도 생활유지는 되어야만 하니까. 그리고 집과 차량에 굴러다니던 동전들을 긁어모으니까 몇 만원이 되더라. 그걸로 담배와 로또를 샀다. 로또... 안 될 게 뻔하지만, 나 같은 서민의 유일한 희망이 아닌가. 예전에는 동전을 갖고 다니면 짤랑 소리가 나고 무서워서 참 성가시다고만 생각했는데, 한 푼이 아쉬워지니까 참 고맙더라.

역시나 벌이가 없으니 연체된 카드대금을 조금이라도 납입할 돈은 없었다. 사람들은 종종 시간이 해결해주리라고 얘기하지만, 연체 중인 상황에서 하루하루가 지나도 그 끝이 보이지 않을 때 느끼는 절망감은 가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매일 같이 받기 싫은 독촉전화와 독촉문자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그래. 결국 시간이 모두 해결해 줄 거야.”하면서 평온한 마음으로 이 사태를 그저 수수방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무엇보다 돈이 솟아날 경로가 전혀 없는 경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내가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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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연체 한달 후기

11월 25일 월요일, 한동안 뜸했던 독촉전화가 이날 오전부터 다시 빗발치기 시작했다. 이날은 업무로 바빠서 전화가 온지도 몰랐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오전에는 입금계좌 및 연체금액 확인 문자 1통이, 오후에는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달라는 문자 1통이 와있었다.

(삼성카드) 스탠다드차타드 ○○○-○○-○○○○○ 예금주:삼성카드 1,○○○,○○○원 담당:○○○

삼성카드 ○○지점 ○○○입니다 연락부탁합니다

돈이 참 안 벌린다. 벌릴 듯 벌릴 듯이 하면서도 돈이 안 벌린다. 불행은 항상 동시에 닥쳐온다. 카드 연체 중인 상황에서 돈도 안 벌리는데, 어머니께서는 입원치료를 시작하셨고, 차는 고장이 나서 수리를 맡겼다. 가까운 지인이 결혼식을 올린다고 청첩장을 보내왔다. 축의금 낼 돈은커녕 결혼식장까지 갈 차비도 없었다. 나는 돈이 없어서 자식 노릇도 못하고, 점차 사회성마저 잃어가고 있었다. 돈이 없어서, 돈을 못 벌어서, 돈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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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연체 31일 후기

11월 26일 화요일, 역시나 오전부터 독촉전화가 빗발쳤다. 나는 휴대폰 진동이 울리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날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전에 문자 메시지 1통, 오후에 문자 메시지 1통이 왔다.

(삼성카드) 스탠다드차타드 ○○○-○○-○○○○○ 예금주:삼성카드 1,○○○,○○○원 담당:○○○

(삼성카드방문안내) ○○○ 회원님 11월 27일 자택방문 예정이오니 연락바랍니다.

또 다시 ‘자택방문’을 언급한다.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몇 차례 이런 문자 메시지를 받는 경험을 해보니까 더 이상 겁도 나지 않았다. 어차피 온다고 뭔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서 이제는 의미 없는 협박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론 언제까지 이런 연락을 받아야만 하는지 이제 정말 지긋지긋했다.

돈 잘 벌 때 아껴 쓰면서 열심히 모아뒀어야 했는데, 돈 생겼다고 매번 흥청망청 쓰더니 카드 값 200만 원도 못 내서 이런 우스운 꼴이나 당하는 내가 한심스럽고 모든 게 후회스러웠다. 빨리 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서 빨리 연체된 카드 값을 모두 해결하고 싶었다. 이날 어떤 커뮤니티를 보던 중 20~30대 젊은 여성들이 화류계로 빠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연체된 카드 값 때문이라더라.

몸이라도 팔아서 빚을 갚아야만 했던 그녀들에게 잠시나마 동정심까지 생겨날 지경이었다. 나는 몸도 못 파는 남자고, 처분할 재산도 없고, 도와줄 사람도 없다. 일은 하지만 돈은 벌리지 않고,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버티고 있다. 정말 왜 사는지 삶의 이유와 목표마저 상실했던 시절이었다. 돈이 이렇게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고, 돈이 이렇게 사람을 추락하게 만들더라.


- 다음 화에 이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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