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연체 후기, 삼성카드 연체 일주일 평화로운 주말

카드 연체 후기 제6 화

부제: 삼성카드 연체 일주일 평화로운 주말

지난 이야기

삼성카드 결제대금 출금일은 매월 26일, 10월 26일은 토요일로 다음 영업일인 10월 28일 월요일 결제대금이 출금될 예정이었습니다. 월요일 당일 잔고 부족으로 결제금액이 미납되면서 연체가 시작됐고, 신용카드 연체 1일부터 카드 연체 4일까진 삼성카드 측으로부터 독촉문자만 받았습니다. 그러나 카드 연체 5일차부터 독촉전화가 오기 시작하는데...

카드 연체 일주일 후기

11월 2일 토요일, 삼성카드를 연체하고 맞이한 첫 주말. 카드 연체자에게 주말이란 독촉문자와 독촉전화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유일한 이틀이다. 주말이면 교외로 나가서 맛집도 가고, 풍경 좋은 곳에서 사진도 많이 찍는 등 데이트를 즐기는 것이 정상인데, 내 경우엔 기존에 진행하던 일들을 모두 재편하는 일이 우선 시급했다.

직원들을 하나씩 내보내면서까지 가까스로 붙들고 있던 깔세 매장은 더 이상 유지가 불가능하단 판단으로 동업자와 상의 끝에 정리했다. 처분할 집기도 없고, 사다 놓은 생필품과 컴퓨터 몇 대만 빼는 것이 전부였다. 밀린 관리비와 깔세는 다행히 차후 정리하기로 협의가 되었다.

기존의 프리랜서 일은 어차피 깔아놓은 밑밥이 많아서 수요가 꾸준했기 때문에 당장 일감은 없어도 일단 계속 붙들고 있기로 했다. 이제 매장도 정리했으니 더 이상 출근할 곳도 없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야만 했다. 아직 살아 있는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로 버티기에 돌입해야만 했는데, 돌려막기를 해봤자 보름 후면 어차피 이 카드들도 결제일이 도래하고, 결국 갚아야 할 빚이 되는 꼴이라 바보 같은 선택은 하지 말자며 두 카드 모두 가위로 잘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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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를 자르려고 서랍에서 가위를 찾던 중 예전에 휴대폰 판매점 판촉에 사용하려고 구입해둔 신세계 이마트 상품권 봉투가 보였다. 그 안에는 신세계상품권이 무려 30만 원어치나 들어있었다. 역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것이다.

일단 이걸로 이마트에서 당장 부족한 화장지, 샴푸, 치약, 비누 등의 생필품과 앞으로 두 달은 버틸 수 있는 식재료를 구입했다. 식재료라고 말하니 거창하지만, 가장 저렴한 쌀 20kg이랑 봉지라면 중 가장 저렴한 안성탕면 40봉지 1박스 그리고 한 종류만 계속 먹으면 질릴 것 같아서 김치라면 40봉지 1박스, 짜파게티 40봉지 1박스 이렇게 라면 3박스를 카드에 담았다.

냉동식품으로는 돈까스랑 고향만두도 5봉지는 사뒀던 것 같다. 그리고 계란 1판... 고추장, 담배 등 이렇게 구입을 했는데도 20만 원어치도 안 되더라. 남은 상품권과 잔돈은 급할 때 요긴하게 쓸 비상금 용도로 지갑에 쟁여놓았다. 장 본 물건을 차에 가득 싣고서 집에 돌아왔다. 승강기도 없는 원룸건물 4층까지 혼자서 짐을 나른다고 3번이나 1층을 왔다 갔다 했다.

며칠 전 알바사이트 구인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넣은 곳은 연락도 없더라. 다시 다른 곳을 검색해서 편의점, 오토바이 배달, 주방보조, 공장 등 이일, 저일 가리지 않고 지원서를 넣었다. 이제 집에만 있을 것 같은데 재택알바를 고민하다가 블로그를 시작했다. 티스토리 블로그 계정을 만들어서 구글 애드센스를 신청하고, 리더스CPA 광고 글을 블로그에 작성을 시작했다.

토요일 하루는 이렇게 쏜살같이 지나갔고, 일요일에는 간만에 방청소와 밀린 빨래 등을 했더니 금방 저녁이 되더라. 티비를 켜서 채널을 돌리니까 개그콘서트가 시작했다. 보통 직장인들은 주말 내내 집에서 푹 쉬면서 TV를 보다가 일요일 저녁에 개그콘서트가 끝나면, 월요일이 오는 것을 실감하면서 다음날 아침 다시 출근해야 할 처지가 싫어진다고 표현한다.

나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이제 출근할 곳은 없지만, 월요일 오전 9시부터 다시 시작될 독촉전화와 독촉문자에 시달릴 것이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했다. 오죽하면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고 기도까지 했을 정도였다. 무기력하고 허탈한 심정으로 침대에 몸을 눕혀 억지로 잠을 청했다. 프리랜서 일만 많아도 금방 해결할 수 있는데, 하필 요즘 일감도 없고... 지금 내게 남은 재산이라고는 똥차 1대랑 월세 보증금뿐이라니... 그동안 뭐하고 살았는지 신세한탄으로 답답했던 일요일 밤이었다. 소주 생각이 났지만, 참았다. 취한다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니 말이다.

- 다음 화에 이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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