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연체 후기, 삼성카드 연체 2주 일수 찍는 기분

카드 연체 후기 제9 화

부제: 삼성카드 연체 2주 일수 찍는 기분

지난 이야기

삼성카드 결제대금 출금일은 매월 26일, 10월 26일은 토요일로 다음 영업일인 10월 28일 월요일 결제대금이 출금될 예정이었습니다. 월요일 당일 잔고 부족으로 결제금액이 미납되면서 연체가 시작됐고, 신용카드 연체 1일부터 카드 연체 4일까진 삼성카드 측으로부터 독촉문자만 받았습니다. 그러나 카드 연체 5일차부터 독촉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고, 카드연체 독촉전화를 계속 피하던 중 급기야 연체정보가 삼성카드 본사에서 연체관리지점으로 이관됩니다. 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담당자의 독촉 압박은 상상을 초월하게 되는데...

카드 연체 11일 후기

카드 연체 후 두 다리를 뻗고 마음 편히 자본 기억이 없다. 나는 멘탈이 꽤 강한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그런 나도 독촉문자와 독촉전화, 자택방문과 법적조치에 대한 협박에 시달리며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방법을 찾을 수 없는 현실의 불안감, 독촉문자와 독촉전화를 받을 때마다 죄를 짓고 쫓기는 기분이란 겪어보지 않고선 절대 모른다.

카드 연체 후 독촉을 받게 되면 무능력한 자신에 대한 실망과 나아지지 않는 현실로 인한 무기력함에 산송장이나 진배없는 형태로 매일 무의미한 생활을 반복하게 된다. 나도 그랬다.

11월 6일 수요일, 매일 오전 9시만 되면 마치 알람 울리듯 독촉전화가 빗발쳤는데, 이날은 이상하리만치 전화가 오지 않았다. 그러다 삼성카드 측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수신했다.

[삼성카드] 카드이용한도 변경 안내
회원님의 삼성카드 이용한도를 아래와 같이 조정해 드리니 카드이용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변경 한도
일시불 : 400만원
할부 ; 200만원
현금 : 30만원
카드론 : 0만원
*변경예정일 : 2013년 11월7일

※변경 한도는 연체 및 기타 사유로 재산정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카드이용중지 상태인 경우에는 해당 사유 해소 후 안내된 한도 내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 한도확인 및 이용가능문의 : 삼성카드대표전화 1588-8700 홈페이지 www.samsungcard.com
※ 할부 및 현금서비스 한도는 일시불 한도 내에서 이용가능 합니다. 단, 굿캐쉬한도(금융한도)회원의 현금서비스 한도는 카드론 예상가능금액 내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 향후 카드이용한도는 회원님의 신용도 및 이용실적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카드 한도가 하향됐다는 내용이다. 어차피 이용정지라서 쓰지도 못하는 신용카드인데 한도가 낮아진다고 뭐 달라지는 게 있을까. 지금 중요한 것은 한도가 아니라 연체대금 해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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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자를 수신하고 잠시 후 채권관리 담당자로부터 독촉전화가 왔지만 일부러 받지 않았다. 어차피 저쪽에서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고, 내가 꼭 전화를 받아야 할 의무도 없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지 않자 채권관리 담당자는 아래와 같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삼성카드)스탠다드차타드 ○○○-○○-○○○○○ 예금주:삼성카드/2,○○○,○○○원 담당:○○○

“계좌번호 외우겠다... 그동안 받은 문자 메시지들 안 지우고 매일 곱씹어 읽고 있으니까 걱정 말아라.” 마른 걸레 쥐어 딴다고 물방울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내가 돈을 안 갚겠다는 것도 아닌데, 이런 식의 독촉 대응이 점차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오기가 발동했다.

다행히 이날, 나의 본업인 프리랜서 일 관련 용역이 발생했고, 작은 수입이 발생했다. 한 동안 불경기로 일이 없었는데, 마지막 일을 받은 지 무려 2주 만에 생긴 일거리였다. 적은 수입이었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취하지 않고 바로 삼성카드 가상계좌로 50,000원을 송금했다. 단 돈 5만 원이라도 입금을 하니까 이날은 더 이상 독촉전화가 오질 않았다.

다시 일이 들어오고, 돈이 벌리기 시작하니까 자신감이 올라가더라. “내가 지금은 이 모양 이 꼴이지만, 반드시 내 힘으로 돈 벌어서 해결하고 만다!”라는 각오로 정말 미친 듯이 일했다. 업무에 집중을 해야만 카드 연체에 대한 걱정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고, 그게 나에게도 실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더 열심히 본업에만 매진했다. 카드 연체 11일 만에 조금이나마 걱정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카드 연체 2주 후기

전날인 11월 6일 수요일(카드 연체 11일) 삼성카드 가상계좌에 50,000원을 송금한 것을 시작으로, 11월 7일 목요일(카드 연체 12일)에는 삼성카드 가상계좌로 100,000원을 송금, 11월 8일 금요일(카드 연체 13일)에는 삼성카드 가상계좌로 150,000원을 송금, 11월 9일 토요일(카드 연체 14일)에는 삼성카드 가상계좌로 200,000원을 송금했다. 4일 동안 무려 50만 원이나 갚은 것이다. 다행히 나흘 연속으로 일거리가 생기면서 매일 꾸준히 돈을 벌었다. 그래서 수입이 생기는 족족 1원 한 푼도 안 쓰고, 마치 일수 찍듯 삼성카드 가상계좌로 송금했다. 지금 생각해도 기적이었고, 나는 채무자로서 성실히 빚부터 갚았다. 

불규칙적이더라도 그나마 나는 이렇게 사업소득이라도 발생하지, 월급쟁이나 소득이 없는 사람은 조금씩이라도 상관하고 싶어도 차마 상환할 수 없는 현실이 얼마나 절망스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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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인데, 사실 삼성카드 연체 전에 단위가 큰 일거리를 하나 받은 게 있었다. 꽤 많은 시간을 공들여 처리해줬는데, 그에 따른 마땅한 수고비를 1원 한 푼 받지 못했다. 의뢰인 측에 밀린 대금을 결제해달라니까 언제까지 돈을 주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그때 만약 그 돈이 제대로 회수가 되었다면 나는 삼성카드를 연체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나와 그 의뢰인의 관계처럼 삼성카드와 나의 관계도 그렇겠지. 전후 사정이 어찌되었건 상환 능력 내에서 계획적인 소비로 신용카드를 이용하야 했고, 약속된 결제대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해야만 했다. 그런데 나 또한 내게 돈을 안 주고 잠적한 의뢰인처럼 삼성카드의 입장에선 나도 똑같은 사람이 된 것이다. 독촉은 힘겹고 기분 상하지만, 어찌하겠는가. 자업자득이다.

이때부터 나는 이렇게 매일 일수 찍듯 조금씩이라도 밀린 카드대금을 갚을 수 있는 현실에 그저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내일도 단돈 5만 원이라도 갚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랐다. 


- 다음 화에 이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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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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