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연체 후기 제1 화
부제: 생애 첫 대출과 신용카드 남용의 서막※주의※
본 후기는 필자가 실제 겪은 사실 그대로 기록한 것으로, 법적 보호를 받는 어문저작물(語文著作物)입니다. 따라서 게시물 본문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콘텐츠 도용을 엄격히 금지하며, 저작권 침해 사례 적발 시 형사입건 및 민사상 손해배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주의하세요.
2010년 여름, 나는 고등고시 낙방 후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던 중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서로를 결혼상대로 여겼으나, 제대로 된 직업도 없이 가난했던 두 연인은 결혼할 생각은 꿈도 못 꾸고 동거를 결심했다. 당시 나는 서울에 원룸 월세라도 얻으려고 500만 원 ~ 1,000만 원 정도의 보증금 대출을 받기 위해 주거래 은행이었던 국민은행부터 시작해서 농협, 신한, 새마을금고에서 대출 상담을 받았지만, 무직자라서 모두 신용대출이 거부되었다.
그 사실을 안 여자친구는 그럼 돈에 맞춰 살자며 생전 처음 경기도 안산이라는 낯선 땅으로 내려가 무보증에 월 30만 원짜리 원룸을 덜컥 계약했다. 자기가 안산 공단에 아무 공장이라도 취직해서 나를 먹여 살릴 셈이었나보다.
내가 안산으로 내려가서 정확히 계약서를 확인해보니 티비, 에어컨 시설 및 기타 구조물에 대한 보증금 50만 원에 관리비 2만 원이 포함되어 있었다. 즉, 보증금 50만 원에 월 32만 원짜리 원룸이었다. 나는 당시 수중에 있던 40만 원 중에서 32만 원을 여자친구에게 보내어 첫 달 월세를 치르게 했고, 우리는 각자 캐리어 하나씩 들고 초라한 원룸에 입주했다.
집을 나오면 모든 게 돈이었다. 당장 인터넷 설치도 시급했고, 무엇보다 매 끼니를 해결해야만 했다. 대출은 안 나오고, 직업도 없는데, 동거는 이미 시작했으니 정말 초조하기만 했다.
우리는 그 당시 각자의 노트북을 들고선 롯데리아 안산한양대점에 갔다. 내 휴대폰 소액결제로 기프티콘을 구입 후 햄버거세트를 사먹으면서 매장 내 무료 와이파이에 접속해서 온종일 구직사이트를 뒤지며 이력서만 넣었다. 몇 번의 면접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탈락하면서 당장 내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던, 그야말로 암울한 시절이었다.
휴대폰 소액결제 한도는 다 썼고, 수중에 남은 돈은 고작 2천 원에, 전날 중국집에서 서비스로 받은 군만두만 남아있던 상황에서 주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정말 암담했다. 그 날이 8월 27일 금요일이었는데 마침 내 휴대폰으로 ‘대학교 졸업자는 취업준비생 자격으로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을 해준다.’는 내용의 스팸문자가 왔다. 솔로몬저축은행이었다.
주말을 넘기면 힘드니까 당장 오늘 안에 대출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전화를 걸어서 수화기 너머의 대출상담사와 비대면으로 대출 계약을 진행했다. 먼저 신용등급을 조회했는데 5등급이 나왔다. 내 자격으로는 300만원을 대출해줄 수 있다고 했다. 이후 나는 ‘네. 동의합니다.’만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계약을 마쳤고, 상담사는 ‘실제 대출 승인이 나려면 몇 가지 서류를 팩스로 보내 달라.’하여 나는 부랴부랴 동사무소에 가서 서류를 떼고 팩스를 보냈다.
상담사에게 팩스가 잘 들어갔냐고 확인 전화를 걸었는데, 영업시간이 끝날 때가 다 되어서 오늘 중에는 어렵고 다음 주 월요일에나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어쩔 수 없던 나는 월요일 오전 중에라도 최대한 빨리 처리해달라고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여자친구와 만두 한 조각씩 아껴먹으며, 수중에 있던 2천 원으로 500원짜리 빵 4개를 사다가 조금씩 찢어 먹으면서 굶주린 배를 채우고 겨우겨우 주말을 견뎠다. 지금 생각하면 추억이지만, 당시엔 정말 비참했다.
2010년 8월 30일 월요일 오전, 휴대폰으로 대출이 승인 났다는 전화가 걸려왔고 잠시 후 솔로몬저축은행에서 2,970,000원이 입금되었다. 대출 수수료 30,000원을 제한 금액이었다. 참고로 요즘은 대출 수수료가 불법이다.
근처 은행에 가서 실제 잔고를 확인 후 일단 30만 원을 찾아서 여자친구에게 이번 달 식비로 쓰자며 현금을 쥐어주었고, 보증금 50만 원을 집주인 계좌로 송금했다. 그리고 밀린 휴대폰 요금도 납부했다.
수중에 돈이 생기며 하나씩 정리가 되는 듯 싶자, 다이소로 가서 당장 필요한 조리도구와 생필품을 사왔다. 그리곤 인터넷도 당일 설치했다. 바로 인터넷쇼핑으로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 이케아 침대와 옷장, 베개와 이불도 주문했다. 잠시 후 기대도 않았던 면접에 합격했다는 통보까지 받아 취업이 확정되면서 모든 게 해결되었다는 성취감과 안도감으로 하루를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자금리는 대략 35% 수준이었던 것 같다. 참고로 2010년 법정 최고금리는 44%였다. 2019년 2월 현재 현행 이자제한법에 의거해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 이자율은 연 24%로, 9년 사이 –20%가 줄었으니 예전에 비하면 서민 부담은 많이 줄은 셈이다.
문제는 생애 첫 대출인데다 비대면 전화통화만으로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듣고 그냥 ‘동의합니다.’만 앵무새처럼 반복했기 때문에 300만원을 대출 받는 것만 생각했지, 구체적인 상환 방식에 대해서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는데, 당시 대부계약상의 상환방식은 ‘만기일시상환’이었다. 이는 일정기간 동안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남은 이자와 원금을 한 번에 갚는 방식이라서 대출 후 초기에는 부담이 덜하지만, 나중에는 폭탄을 맞게 된다.
실제로 내가 솔로몬저축은행에 300만원을 대출받은 후 납입한 이자를 찾아봤다.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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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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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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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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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저축은행 대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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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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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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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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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8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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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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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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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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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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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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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78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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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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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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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0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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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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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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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78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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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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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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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78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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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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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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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4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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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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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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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7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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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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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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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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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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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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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7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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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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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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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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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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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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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7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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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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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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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7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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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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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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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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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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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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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7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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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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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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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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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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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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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7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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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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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자동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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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2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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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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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저축은행 대출 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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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273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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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이사 갈 계획으로 2012년 3월 6일 현대캐피탈에서 1,000만 원을 대출 받은 후 솔로몬저축은행에 3,040,273원을 상환할 때까지, 나는 정확히 297만원을 대출받았음에도 첫 수수료 30,000원부터 지난 18개월 동안 납입한 이자 1,418,353원에 마지막 상환 때 납입한 마지막달 이자비용까지 40,273원까지 총 1,488,626원을 솔로몬에 납입했다. 그 당시 한 달치 월급에 맞먹는 수준의 큰 돈을 고스란히 솔로몬저축은행에 갖다 바친 꼴이다.
당시 직장생활로 받는 월급 140여만 원에 온라인사업을 하면서 얻는 수입으로 그럭저럭 버틸만했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온라인사업의 매출이 월급 이상으로 커지면서 나는 기고만장해졌고, 미련 없이 회사를 그만뒀다. 서울로 출퇴근할 시간에 차라리 사업에 매진하면 더 큰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것이다. 이런 막연한 기대가 천만 다행스럽게도 실제로 이어지며 월 300만 원 이상 꾸준히 벌게 되었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원리금균등분할상환’방식으로 원금과 이자를 합산한 559,077원이란 동일한 금액을 만기까지 5년간 매달 납입하면 되는 것이었다. 여기에 맞춰서 생활을 하다 보니 씀씀이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면서 다이소는 더 이상 찾지 않고 마트를 다니기 시작했다. 결제는 항상 신용카드였다.
신용카드 할부로 장도 보고, 컴퓨터도 바꾸고, 필요한 가구도 사고, 계절마다 옷도 사 입고,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만나서 모임도 갖고, 그러면서 사업상 연결되는 지인들을 소개받으며 술자리도 늘어나고... 돈 쓸 일 천지였다.
점차 카드사용량이 늘면서 적금, 보험을 깨가면서까지 카드대금을 납부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연체 직전의 상황까지 몇 번이나 닥쳤었는데, 그때마다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거나, 아니면 운이 좋게 사업 매출이 잘 나오면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그 운빨도 그리 길지 않았다. 나는 2013년 10월 28일 삼성카드 연체를 시작으로 그 다음 달에는 현대카드가 연체되었고, 그 다음 달에는 롯데카드가 연체되었다. 3개의 신용카드가 연쇄적으로 연체되면서 은행권의 사업자카드도 막혔고, 더 이상 신용대출도 어려웠다.
신용카드를 연체했을 때 빗발치는 독촉전화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의 상상을 초월한다. 하루일과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전화를 안 받으면 받을 때까지 쉬지 않고 온다. 담당자는 대부분 일방적이며 강압적인 자세로 불친절하고, 오직 빠른 결제대금 납부만을 강요한다. 이러니 오죽하면 빚 독촉으로 자살하는 사람들도 있을까. 내가 겪어보니 그들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그래서 조금의 과장이나 허위 사실 없이 신용카드 연체 후기를 남긴다.
아직 멋모르고 능력 이상의 카드사용을 하는 어린 친구들에겐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서. 그리고 연체 중인 사람들에겐 비슷한 상황의 후기로 조금이나마 위로를 주고 싶고, 절대로 지금의 상황을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하고 싶었다.
나는 당신을 모르지만, 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당신은 이토록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이 고난을 반드시 극복해내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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