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에서 3번의 데스크탑 사용 경험 후 네 번째로 만난 컴퓨터이자 생애 최초의 노트북은 LG전자 엑스노트(LG Xnote E500-L240K)입니다.
2008년 여름, 졸업논문을 작성하던 때였는데 사용하던 조립PC가 사망하자 저는 어머니께 S.O.S를 청했습니다.
연락을 받은 어머니께서는 홀로 하이마트로 가셔서 당시 한 달 치 월급과 맘먹었던 가격의 이 노트북을 구입해서 제게 보내주셨습니다.
당시엔 보다 사양이 좋은 사양의 노트북을 원했기 때문에 제가 엄마카드로 인터넷에서 최저가로 주문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아무런 상의 없이 덜컥 구입하셔서 보내주셨으니... 안 쓸 수가 없더군요.
그 당시 어머니 덕분에 저는 이 노트북으로 졸업논문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이후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고등고시 수험생 시절 이 노트북으로 동영상 강의도 많은 시간 시청했고, 2010년에 시작한 온라인 사업도 이 노트북과 함께 했습니다.
제게는 오랜 세월 함께하며 특별한 추억이 많은 노트북이죠. 과거엔 mac OS와 windows OS를 각각의 기기에서 별도로 사용했기 떄문에 이 노트북을 2012년까지 보조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제 업무 시스템이 완벽히 맥컴퓨터로 옮겨지면서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되었고, 저는 이 노트북을 부모님 댁에 보냈습니다.
그렇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어머님의 사무용 컴퓨터로 사용되던 중 노트북이 제멋대로 꺼지는데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씀에 새로운 노트북을 한 대 사드리면서 2016년에 이 노트북을 제가 다시 가져왔습니다.
고쳐서 다시 쓸 수 있으면 사용하고 아니면 버릴 생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끝은 반드시 제가 직접 보고서 마지막을 결정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노트북이 꺼지는 증상을 살펴보니 부팅 후 5분도 안 되어 높은 발열로 쿨링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커졌고 이내 블루스크린이 뜨면서 무한 재부팅이 되었습니다.
컴퓨터 전문가가 아닌 사람으로서 참으로 난감했는데요. 구글링을 해본 결과 분해해서 내부 팬을 청소하고, CPU 서멀그리스를 재 도포하면 어느 정도 발열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에 일말의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당시 분해 후 CPU 서멀그리스를 새롭게 발라준 후 내부청소 깔끔하게 해주니까 정말 마법처럼 노트북이 재부팅되는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살려낸 노트북을 이제 어디에 활용할까 고민을 해봤는데 워낙 성능이 낮은 구형이라서 마땅히 어디에 써먹을 곳이 없더군요. 제가 결혼한 아저씨면 아이한테 연습용 컴퓨터로 물려주기라도 했을 터인데 미혼이라 그럴 수도 없었고, 중고로 팔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이렇게 낡은 노트북을 남에게 주기도 뭐해서 그냥 내내 보관만 해왔습니다.
최근 설치형 워드프레스로 웹사이트를 만들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이 노트북을 서버용 컴퓨터로 활용하기로 마음먹게 되었고, 기왕이면 웹사이트의 빠른 응답에 도움이 되길 바라서 노트북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게 된 것입니다.
일반적인 노트북이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부품은 고작 RAM과 저장장치 이렇게 두 가지뿐입니다. 노트북의 웬만한 주요부품들은 애초에 기판에 납땜처리 되어 생산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제가 갖고 있는 LG전자 엑스노트(LG Xnote E500-L240K)의 경우 CPU, RAM, HDD, 무선랜카드까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메인보드 칩셋과 GPU만 뺀 나머지 주요부품들을 모두 호환이 가능한 다른 부품으로 교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노트북의 메인보드는 마이크로스타 제품으로 모델명은 MS-16371이고 사용되는 칩셋은 인텔 GL960입니다.
구글링으로 자료를 찾아보니 이 칩셋에서 지원하는 CPU 소켓은 Socket P 478로 Intel Core 2 Duo Mobile T9500까지 지원하는데, 기존 CPU T2370의 프리퀀시는 1.73GHz이고 T9500의 프리퀀시는 2.6GHz로 고작 0.87GHz의 프리퀀시 성능을 높이겠다고 고비용, 고위험의 CPU 업그레이드를 추진하는 것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그리하여 RAM과 HDD만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LG Xnote E500-L240K의 HDD는 SATA2를 지원합니다. 기존 160GB 용량의 도시바(Toshiba) 하드 드라이브 디스크를 제거 후 그 자리에 새로 구입한 하이크비전 C100 SSD를 삽입했습니다. 용량은 120GB로 가격은 3만 원대입니다. SSD 교체는 매우 간단한 작업입니다.
다음으로 RAM 업그레이드입니다. 마이크로스타 MS-16371 메인보드의 경우 인텔 GL960 칩셋을 사용하는데, 인텔 GL960 칩셋이 지원하는 공식 메모리 용량은 최대 2GB입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GL960 최대 메모리 3GB까지 지원합니다. 참고로 인텔 GL960 칩셋인 경우 DDR2 PC2-5300(667MHz) RAM을 지원합니다. 이 스펙과 다른 메모리를 장착하는 경우 인식되지 않습니다.
LG Xnote E500-L240K의 메모리 슬롯이 2개이기 때문에 노트북용 DDR2 PC2-5300S(667MHz) 메모리를 1GB짜리 1개와 2GB짜리 1개를 구하셔서 총 3GB 용량으로 맞춰서 업그레이드 하셔야만 합니다.
그리고 RAM 업그레이드 시 주의사항으로는 두 개의 슬롯 중 가장 안쪽 슬롯에 1G 용량 메모리를, 바깥 쪽 슬롯에 2G 용량 메모리를 장착하셔야만 부팅이 됩니다.
또한 메모리 장착 시 가장 꽉 끼우지 않으면 노트북 전원은 들어오는데 화면이 안 보이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잘 장착하세요.
업그레이드 비용 총 38,440원
하이크비전 C100 SSD 120GB : 33,440원(배송료 포함)
DDR2 2GB PC2-5300S(667MHz) : 5,000원(배송료 포함)
업그레이드 전 윈도우 부팅 시간이 약 2분 정도였다면 업그레이드 후에는 부팅음까지 현재 딱 35초 걸립니다. 업그레이드 전 바탕화면에서 구글 크롬 실행 후 시작 페이지(네이버) 로딩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13초였다면, 업그레이드 후 현재 딱 6초 걸립니다.
SSD의 경우 바꾸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팅이나 다른 엑셀 등의 프로그램 실행 시 확실히 빠른 로딩으로 체감이 느껴지는 수준인 반면, 웹 브라우저의 경우는 드라마틱한 변화 없이 아직도 약간 느리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무선랜이고, 노트북 와이파이가 5G를 못 잡아서 2G로 이용하거든요. 그 영향이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RAM의 경우 고작 1GB 늘어난 것이라 크게 체감을 느끼긴 어렵습니다만, 웹 브라우저에서 여러 개의 탭을 띄워놓거나 어래 개의 엑셀 파일을 다중으로 띄워놓아도 예전 같은 버벅거림이 덜 한 정도입니다. 아무튼 RAM은 무조건 다다익선인 부품입니다.
확실히 옛날 노트북이라 그런지 부품 업그레이드하고, 윈도우7 새로 설치하고, 기본 프로그램 세팅하는데 약 3시간 정도를 허비했네요. 옛날에 노트북 포멧 참 많이 했었는데, 그땐 이 길고 지루한 초기화 작업을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최신형 고사양 맥을 쓰는 입장이라 이 노트북 붙들고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지루해서 유튜브만 계속 봤네요.
그래도 지난 10년의 정이 있고, 과거의 추억이 있어서 이렇게 다시 소생시켜봅니다. 혹자는 노인 학대라며 이제 그만 보내주라고 하겠지만, 저는 최대한 쓸 때까지 써보고 싶네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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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 i upgrade RAM upto 4GB with 2x2GB bus 667?
답글삭제No. Up to 3GB is possible. 2X1GB bus 667.
삭제As explained in the article above. Of the two memory slots, 1GB must be installed in the innermost slot and 2GB must be installed in the outer slot for normal recognition and laptop booting.
삭제정말 좋은 저보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메모리 최대 몇기가까지 적용되는지 알고싶어 검색 하던중 님 홈피보고 이렇게 글을 남기네요
답글삭제저도 오늘 창고 정리하다 님과 같은 모델 노트북을 다시 꺼내게되었습니다 제껀500-270k입니다
240랑 270의 차이는 무엇은지 모르겠지만 정보 감사드립니다 저는 윈도10 64비트에 wd ssd120dp
메모리 각각 2기가식 업그레이드 할려고 준비하고잇었는데...도움되는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님의 270이 저의 240보다 출고 사양이 높을 것입니다.
삭제좋은 자료 감사히 읽었습니다. 2G에서 3G로 메모리 올리고서 윈도우도 64비트로 올려 다시 깔았는지 큰 의미가 없어 32비트로 남겨두셨는지 궁금합니다.
답글삭제그렇습니다. 64비트 운영체제를 이용하려면 최소 RAM이 4GB는 되어야 하는데, CPU가 워낙 구형이라서 32비트로 남겨둔 것입니다. 2023년 현재 윈도우7 32비트 운영체제 잘 돌아갑니다. 종종 넷플릭스를 감상하거나 스타1, 디아2 같은 추억 속의 게임을 할 때 사용하는데 여전히 잘 작동해서 "좀비 같은 녀석"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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