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미국
제작년도: 1997년
장르: 공포(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감독: 그레고리 호블릿
각본: 니콜라스 카잔
출연: 덴젤 워싱톤, 존 굿맨, 도날드 서덜랜드, 엠베스 다비츠 등
상영시간: 125분
원제: FALLEN
제작사: Atlas Entertainment, Turner Pictures
영화 다크엔젤 줄거리
베테랑 강력계 형사 존 홉스(John Hobbes: 덴젤 워싱턴)와 그의 파트너 존시(Jonesy: 존 굿맨)는 흉악한 연쇄 살인범 리즈(Edgar Reese: 엘리아스 코티스)를 검거하고 그의 사형 집행 현장에 증인으로 입회한다. 그런데 리즈의 사형 집행 후 그의 독특한 범행 방법과 유사한 모방 범죄가 연이어 일어난다. 범상치 않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린 홉스 형사는 대학의 신학 교수(Gretta Milano: 엠베스 데이비츠)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그녀는 이 사건들이 단순한 범죄가 아닌, 초자연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일러주는데...
영화 다크엔젤(Fallen, 1998)은 국내에서 많은 여성 팬을 보유하고 있는 에드워드 노튼(Edward Norton)의 인상적 데뷔작이자 현재까지도 많은 영화팬들에게 회자되는 명작 ‘프라이멀 피어(Primal Fear, 1996)’와 많은 남성들의 인생영화 불리는 ‘프리퀀시(Frequency, 2000)’를 감독한 그레고리 호블릿(Gregory Hoblit) 감독의 작품입니다.
게다가 미국의 국민배우인 덴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이 이 영화의 주연배우로 출연합니다. 감독과 주연의 이름만 들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영화라는 느낌이 들죠. 저희 부모님보다 나이가 많은 54년생 덴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의 한창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만, 이 영화가 촬영된 1997년 당시 덴젤 워싱턴의 나이는 한국 나이로 44세였습니다. 모르고 보면 마치 20대의 모습 같네요. 서양인치고 굉장히 동안입니다. 물론 지금도.
박진감 넘치는 빠른 전개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가 지루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황야를 달리는 페라리가 아니라 마상에 올라탄 카우보이가 석양이 지는 대지를 유유자적하듯 전개됩니다. 관객이 미처 놓치는 장면이 없도록 하나하나 친절하게 풀어주는 감독의 의도인 것이죠. 이 점을 명심하고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 하나하나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인상 깊게 볼 수 있는 명작입니다.
영화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존 홉스 형사의 처절한 몸짓과 나레이션으로 시작됩니다.
“내가 죽을 뻔했던 때를 들려주지. 이 나이에 상상도 못할 일을 당했어. 놈의 교활함에 농락당했지. 어쩌다 이 꼴이 됐냐고? 처음부터 얘기하자면 지루하니까 최근 일부터 시작하지.”
이 영화의 장르는 호러지만, 귀신은 나오지 않고 인간의 육신을 빌려 영생하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악마 아자젤(Azazel)이 평범한 일반인의 모습들로 등장합니다. 줄거리에서 이미 보셨 듯 연쇄 살인범 에드가 리스의 사형 집행 전 리스는 죽음이 코앞에 당면했음에도 두려움이란 전혀 없는 광기에 서린 인간처럼 보입니다만,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살인마 리스의 몸에는 악마 아자젤의 혼이 들어가 리스의 육신을 조종하고 있던 것입니다. 리스의 육신은 사형집행으로 죽었지만, 아자젤의 혼은 죽지 않고 리스의 몸에서 빠져나와 타인의 육신을 숙주 삼아 들어갑니다.
아자젤이 영생하는 능력은 육체의 스침 즉시 순간적으로 다른 육체에 들어가는 법, 설령 현재 숙주로 삼은 육체가 죽는다 하더라도 한 번 숙주였다 빠져나온 다른 살아있는 육체를 기억해서 스침 없이도 그 육체에 다시 들어가는 법입니다.
즉, 아자젤이 숙주로 삼은 육체와 한 번이라도 스친 다른 육체들은 언제든 아자젤의 숙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절대적 조건이 있습니다. 만약 아자젤이 숙주로 삼은 육체가 아자젤이 다른 육체로 빠져나가기 전에 죽을 경우 아자젤은 혼의 상태로 죽은 육체에서 빠져나와 떠돌게 되는데, 살아 있는 다른 육체로 아자젤이 들어갈 수 있는 범위는 고작 약 270미터로 혼의 상태에서는 그 이상을 이동하지 못합니다.
만약 아자젤이 혼의 상태로 떠돌고 있는데 270미터 이내에 다른 살아있는 육체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아자젤은 영생을 마감하고 소멸하게 되는 것입니다.
악마 아자젤의 존재를 파헤쳐온 존 홉스 형사는 아자젤에게 농락당하여 무고한 시민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도 모자라 자신의 친동생마저 아자젤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적 상태에서 동료 경찰들에게 쫓기는 도망자 신세가 됩니다. 계속 이렇게 도망만 다닐 수 없다고 느낀 존 홉스 형사는 이 모든 상황을 일시에 종결시키고 아자젤을 없앨 계획을 짭니다.
인적이 없는 시골 산장에 아자젤이 숙주로 삼은 인간과 존 홉스 단둘만 남은 상태에서 모두 죽게 될 경우 과연 아자젤이 반경 270미터 범위 내에서 다른 인간 육체를 찾아 옮겨갈 수 있을까? 존 홉스는 이런 계획에서 아자젤을 자신에게 다가오도록 유인합니다.
하지만, 예상 밖에도 상관인 스탠턴 반장과 자신의 파트너 존시 이렇게 두 사람이 존 홉스를 찾아옵니다. 이들 중 과연 누구의 몸에 아자젤이 숨어있는지를 밝히고 애초 계획과 달리 세 사람이 모두 죽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과연 세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하 영화 다크엔젤 결말 스포입니다.
아자젤은 존시의 몸에 숨어 있었습니다. 아자젤은 존시의 몸을 빌려 스탠턴 반장을 죽이고선 존 홉스와의 투쟁에서 이긴 후 그의 몸을 차지하려는데 그 과정에서 존시의 육체가 총에 맞습니다. 서서히 죽어가는 존시의 몸에 있던 아자젤에게 존 홉스는 독을 탄 담배를 태우며 자신도 곧 죽게 되니까 너는 더 이상 옮겨갈 육체가 없다며 승자의 미소를 띠웁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죽고, 아자젤 또한 소멸하면서 끝났을까요? 아니죠. 아자젤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의 몸으로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마침 산장 지하에 숨어살던 야생고양이의 육체가 있었네요. 여기까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던 반전이었죠.
그런데 조금 소름끼친 것은 마지막 나레이션입니다.
“처음에 말 했듯이 난 존 홉스 형사의 교활함과 독약에 패배하고 말았다. 수천년간 살아온 생을, 세상을 구한다고 설치던 독선적인 한 경찰에 의해 마감해야 하는 기분이 어떤 줄 아는가? 물론 악마도 죽을 수 있다. 홉스는 내 게임에서 날 이기는 법을 알아냈지. 그래서?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약속하지. 절대로 끝나지 않았어. 오.. 이런.. 잊지 않았지? 처음에 내가 죽을 뻔한 때를 말해준다고 그랬지? 또 보자고.”
그렇습니다. 이 영화의 시작부터 중간 중간 들리는 나레이션은 모두 존 홉스 형사가 아닌 악마 아자젤의 목소리였습니다. 아자젤은 최초의 인간인 아담에게 복종하라는 신의 명령을 어겨서 날개를 잃은 추락천사 신세로 천계에서 추방당한 악마죠. 이 영화의 원제 Fallen 추락하다는 뜻으로 추락천사 아자젤을 의미합니다.
즉, 이 영화의 주인공은 존 홉스 형사가 아닌 악마 아자젤입니다.
여담이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 일반인들의 영어수준이 낮던 시대라 보다 직설적으로 와 닿는 타락천사 ‘DARK ANGEL’이라고 한국 제목을 정한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일본 개봉 당시 제목은 ‘悪魔を憐れむ歌(악마를 동정하는 노래)’입니다. 이 영화의 엔딩곡이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노래 Sympathy For The Devil이기 때문이죠.
엔딩까지 보고, 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보면 내용을 알면서도 다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리고 어느 새 나도 모르게 롤링 스톤즈의 time is on my side를 계속 흥얼거리게 됩니다. “Time is on my side, yes it is. (시간은 내 편이야, 정말 그래.)” 이 영화는 제가 16살에 본 영화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0년 전에 개봉한 작품이죠.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에 익숙했던 어린 저로서는 악마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열린 사고를 깨우쳐줬던 영화라 워낙 인상이 깊었기 때문에 성인이 된 이후로도 종종 생각이 났던 영화입니다.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크엔젤을 꼭 다시 봐야겠다며 벼르고 벼르던 중 드디어 어젯밤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자그마치 20년 만에 이 영화를 다시 본 개인적 소회는 정말 남다르네요. 끝으로 느낌 좋았던 대사 두 개 올립니다.
“인생엔 분기점이 있다. 예전과 모든 게 달라지고, 시간은 양분된다. 이전과 이후로 말이다. 때론 그 순간이 다가오는 걸 느낄 수 있다. 난 내 자신에게 그건 시험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분기점에서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는 전진한다. 어떤 걸 발견하든 간에.”
“난 밤을 좋아한다. 밤거리의 냄새는 또 다른 세상의 느낌이다. (밤거리를 거닐면) 때론 자신의 본성을 깨닫게 된다.”
지금까지 탄탄하게 잘 짜인 각본과 명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 다크엔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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